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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로드

 

 

블루로드를 따라, 바다와 대게를 품은 하루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테크길을 올라갈 때,
나는 오늘이 평범한 하루는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았다."

동해를 따라 이어지는 블루로드 위를,
포항에서 영덕까지 약 60km를 달린 하루.
시작은 새벽같이 이르고, 끝은 대게탕의 따스함으로 마무리된
자전거 여행자에게만 주어지는 깊은 하루였습니다.

 

 

5시 20분 출발~

새벽 5시 20분, 자전거를 버스에 싣고 일행들과 함께 포항으로 향했습니다.
여정은 빠르지 않았지만, 그만큼 마음을 가다듬고 오늘을 준비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죠.
문경휴게소에서 따뜻한 국밥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몇 시간을 더 달려 포항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

 

자전거 커버를 씌우고 버스에 싣을 준비

 

 

▶ 2016 타임캡슐 포항 – 도시를 새기는 상징

(주)제일테크노스에서 제작한 이 조형물은
포항의 역사와 슬로건, 지역 인물, 기관명 등을 담은 총 220개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해요.

자음, 모음, 알파벳, 숫자가 조화롭게 박혀 있는 이 구조물은
도시를 단순히 보여주는 게 아니라 기억하는 장치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달릴 이 도시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자전거에 오르기 전부터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타임캡슐

 

▶ 워터폴리 – 고래 꼬리로 전하는 메시지

해변 근처에서 만난 또 다른 인상 깊은 구조물,
바로 고래 꼬리 모양을 한 '워터폴리'입니다.

자연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주제로 만든 조형물인데,
바다를 향해 솟은 꼬리처럼,
그 자체로 자연 속 예술 같았어요.

포항은 자전거 도시일 뿐 아니라,
도시 자체가 예술을 자전거로 감상할 수 있게 설계된 느낌이었습니다.

 

워터폴리

 

영일교 다리를 건너 영일대에서

 

 

 

영일교

 

 

푸른 길을 따라~

해변을 따라 본격적인 라이딩이 시작되었고,
중간중간에는 바닷가 인근 테크길을 지나야 해서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오르내리는 구간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 불편함이
더 깊게 길과 바다를 느끼게 해줬어요.
페달링으로는 알 수 없는 바다 냄새와 파도 소리,
바퀴가 아니라 발로 딛는 순간 느껴지는 자연의 온도.

 

이가리 닻 전망대

 

▶ 이가리 닻 전망대

이가리 닻 전망대는 포항 북구 흥해읍 이가리에 위치한 바다 전망 명소입니다.
돛단배와 닻을 형상화한 10m 높이의 조형 전망대로,
탁 트인 동해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이 매력적인 인생샷 명소예요.
일출과 석양 모두 감상할 수 있고, SNS 인증 장소로도 인기입니다.
주변에는 조경대, 거북바위, 사방기념공원 등 볼거리도 다양합니다.
청진리~오도리까지 해안 산책로가 연결되어 라이딩 또는 트레킹 코스로도 추천!
감성과 풍경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동해안의 보석 같은 전망대입니다.

 

 

점심 메뉴 : 시원한 물회

중간쯤 도달했을 때,
‘포항 바다원해’ 식당에서 시원한 물회 한 그릇으로 에너지를 충전했습니다.

비빔용 물회는 육수, 공기밥, 국수, 매운탕이 나오는데 물회를 먼저 비벼서 먹고, 밥을 넣어서 회덮밥으로 맛보고, 국수를 넣어 회국수로도 먹고, 조금 남은 밥과 매운탕으로 마무리,

라이딩으로 달아오른 몸을 확 식혀주었어요.
여행 중 맛본 음식 중에서도 기억에 오래 남을 맛이었습니다.

 

바다원해 식당

 

물회 세트

 

▶ 영덕 블루로드 – 동해를 걷는 감성 자전거길

포항을 벗어나 도달한 영덕 블루로드는,
말 그대로 보석 같은 길이었습니다.

  •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
  •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꾸불꾸불한 산자락
  • 고요한 마을과 명산, 그리고 청정 해역까지

영덕 블루로드는 동해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전체 길이는 66.5km로, A~D 총 4구간으로 나뉘며
하루에 모두 걷기보다는 친구, 가족과 함께 마음에 드는 구간을 선택해서
‘하나씩 아껴가며’ 걷고 걷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블루로드 출발점

 

▶ 영덕 대게 – 바다와 맞닿은 진미

영덕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맞이한 건,
눈 앞에 펼쳐진 바다가 아니라 바다에서 나온 보물, 영덕 대게였습니다.

영덕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수온이 낮아
대게 서식에 최적화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곳의 대게는 살이 단단하고, 풍미가 깊고, 육즙이 고소하다고 하죠.

조선시대부터 활발했던 어획은
1990년대부터는 **‘영덕 대게 축제’**로 이어졌고,
지금은 ‘영덕=대게’라는 전국적인 이미지로 굳어진 상태예요.

특히 강구항의 대게거리
관광객 유입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자전거로 그 거리를 직접 지나가며 보는 순간,
며칠 전 TV에서 봤던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겹쳐졌습니다.

 

저녁 메뉴: 진일 대게회 식당

오늘의 마무리는
‘진일 대게회’ 식당에서 시원한 대게탕 한 그릇.

속까지 따뜻하게 풀리는 국물,
쫄깃한 게살,
바다의 풍미가 입안 가득 번지는 이 순간,
오늘 하루의 수고가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대게탕

 

마무리하며

포항에서 영덕까지 약 60km.
페달을 밟는 동안 만난 예술, 자연, 음식, 역사는
그 어떤 여행보다 깊고 다채로웠습니다.

자전거로 이동했기에
놓치지 않고 천천히 바라볼 수 있었고,
걷기도 하고, 먹기도 하며
진짜 ‘동해’를 온몸으로 누릴 수 있었던 하루.

이 길을 추천해준 동료 라이더들에게도,
그리고 이 길을 만들고 가꿔온 이 지역 사람들에게도
마음 깊이 고마움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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